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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한국! 선착순에 강해야 잘 산다?

시사이슈

by 마루[maru] 2007. 1. 2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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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선착순에 일등을 해 본적이 있는가?

2007년 1월 21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화폐 교환창구 앞 전경.
차가운 혹한의 날씨 속에서 비닐과 담요로 몸을 감싼 채 컵라면, 조촐한 몇 가지 인스턴트 식품으로 밤을 새며, 뭔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군중의 모습속에는 4명의 가족이 나흘을 번갈아 번을 서는 경우도 있었고, 지방에서 올라와 밤을 지새는 이도, 일당 10만원의 아르바이트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밤을 지새는 알바생도 있었다고 뉴스는 전한다. 이러한 모습을 외국인이 바라보았다면 과연 무슨 말을 했을것 같은가?

한국은행 화폐 교환창구 앞 전경
"서플라이즈! 한국이라는 나라는 선착순(줄서기)을 잘 해야 살 수 있는 나라군!" 이렇게 말을 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다못해 이제는 매스컴에서 조차 간간히 밤을 지새며 줄서있는 그들의 모습을 취재해서 보도까지 한다.

새로 발행되는 1만원권 신권을 교환하기 위해 저 추위와 고통을 참아내면서 그들이 얻고자 하는것은 무엇일까?

전문 화폐상들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을 평균으로 따져봤을 때, 연 20∼30% 수익률은 된다고 한다. 구한말 금화나 1962년 통화개혁 이후 나온 100원짜리 지폐 등 많이 오른 것은 최고 20배 오른 것도 있다. 현용 화폐는 대체로 연 50% 내외의 수익이 나오는데, 요즘은 사려는 사람은 많아도 매물이 없다고 할 정도니 이런 일이 벌어질 만도 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화폐수집은 증여세나 상속세, 양도소득세가 전혀 붙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테크 절세수단으로도 유리하다는 이야기도 분분하다. 그러나 정작 화폐수집가들은 화폐수집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면 취미로써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만큼 컬렉션을 중시한다는 것일테다.
1만원 신권

그렇다!. 바로 돈이 돈을 벌게 해주기 때문에 돈을 벌기위해 고통과 추위를 참으며,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럼 돈과 이익이 연관된 한국판 줄서기 백태만상을 살펴보면 아래에서 처럼 이렇게 많은 줄은 꿈에도 몰랐다.

  • 돈되는 아파트 청약권 따먹는 줄서기
  • 신도시 분양권 받기위해 목숨걸고 밤샘 줄서기
  • 대형마트, 백화점, 할인점 세일행사 경품행사 추첨권 받기위해 밤샘 줄서기
  • 토플시험 응시제한 선착순 줄서기
  • 유명인사 사인받기 선착순 줄서기
  • 철없는 아이 유치원 입학전형에 선착순 밤샘 줄서기
  • 강남 유명학원 수강신청 하기위해 밤샘 줄서기
  • 집회신청 접수순위 때문에 밤샘 줄서기
  • 신권 지폐 앞번호 받기위해 밤샘 줄서기
  • 경기장,공연장 앞줄차지 밤샘 줄서기 등등..
추위에 아랑곳 하지않고 밤을 세워 목숨걸고 선착순 줄서기를 해야 돈벌이가 되고, 남 보다 좀 더 우선권을 누릴 수 있는 나라가 되어버린 것이 바로 오늘 날의 신 한국의 현 주소다.

어느 분의 말대로 "밤을 새고, 추위에 떨더라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력한 만큼 갖는 거라며, 이렇게 몸 상하면서 있는 것도 정당한 노동인데 누가 뭐랄 것이 있느냐" 말에 유구무언 이란 말이 생각이 났다.
말이야 옳은 말이다. 열심히 발품팔아 먹고살던, 아니면 도박이나 노름으로 먹고살던 어차피 노동으로 먹고사는것인데 누구도 뭐라고 하지 말라는 소린게다. 하기야 밤 새도록 고스톱 친다고 팔을 내리쳤으니 노동은 노동이다. 잠 못자고 뚫어져라 패를 보고 머리를 굴렸으니 노동은 노동이다. 대단한 노동의 힘이다.

무엇이 우리를, 지금 한국인의 자화상을 이토록 비참하게 만들어 가게 하는 것일까?
작은 영토지만 땀 흘려 노력해서 지금의 경제강국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해 온 한국인의 저력과 근면 성실한 국민성이 이제는 요행과 줄서기에 퇴색되어 가는것 같아 씁쓸한 미소를 감출 길이 없다.

과거의 선조들은 새벽 이른 아침부터 열심히 땅을 일구며, 땀 흘린 진정한 노동의 댓가로 자식과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며, 일확천금이나 요행수에 눈 멀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고 그 정신을 후손들에게 물려 주었다.

쉽게 번 돈은 반드시 쉽게 나가 버린다. 추위에 떨며 굶주리고 힘들게 줄서서 번 돈이니 고생한 댓가로 충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번 돈은 고생한것에 비해 오래가지 못한다는것을 알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금 우리들의 자화상처럼 비추어 지는 저런 모습들로 인해서 어디에선가 말없이 묵묵히 일하며 적은 돈이지만, 진정한 땀과 노력으로 돈을 벌며 내일의 희망을 키워가는 서민들! 그 들이 생각하는 삶의 기준을 무색하게 만들지 않을까 내심 우려하는 마음이 간절할 따름이다.

돈! 있어서 나쁠것 없고 많으면 많을수록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어 좋은것이지만, 버는 모습에 따라 그 소중함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기에 옹색한 모습으로 돈을 버는 신한국인의 자화상을 만들어 가지 않도록 다시금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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